• 박지수 사연
  • 지수에게 희망을
  • 지난 5월 21일 토요일 오후 5시.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박경하(40)씨의 입이 바짝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내 김영란(가명)씨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네 살 위 아내는 뱃속에 36주째를 맞은 아이를 품고 있었다. 한시가 급했다.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이 박씨는 급히 고대 안산병원을 찾았다. 하늘도 무심했음일까. 박씨의 아내는 뇌사 판정을 받았다.


    슬퍼할 틈도 없이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산모 뱃속에 있는 아이였다. 산모가 뇌사 상태인 경우에는 산소 공급이 원할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의 목숨도 장담하기 힘들다. 응급수술을 통해 겨우 뱃속의 아이를 꺼낼 수 있었다. 그러나 2개월 후 김씨는 오열하는 남편과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어야 하는 핏덩이 딸 지수를 뒤로 하고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지수가 살아난 것은 기적이었다. 생후 4개월인 지수의 병명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뱃속에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이상 증세가 생기고 말았다. 이 때문에 개월 수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어리디 어린 지수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줄곧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목숨을 지탱하고 있다.

    다행히 경과는 아주 좋다. 담당의사는 "막 태어난 지수의 상태는 산모와 마찬가지로 거의 뇌사 상태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스스로 호흡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쉴 망정 호흡 상태가 상당히 좋고 손과 발을 움직이는 등 자발적인 운동까지 하고 있다"면서 "경과를 봐가며 몇개월 후에는 인공호흡기를 뗄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수의 치료비다. 지수의 몸 상태는 아직은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지 않았다. 인공호흡기를 떼더라도 몇개월 동안은 더 입원해야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발생하는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트럭 운전으로 밥벌이를 하는 박씨에게는 없다. 아내의 입원·치료비와 장례비를 지불하느라 알뜰살뜰 모은 돈을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다. 전세금을 몽땅 동원해도 지수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

    박씨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잠시나마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삶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지수를 희망으로 삼아 다시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도를 가로지르는 인공호흡기 때문에 비록 비록 울지도 못하고, 옆으로 몸을 누일 수도 없지만 지수는 내 희망의 전부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수를 건강하게 만들고야 말겠다"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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