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 사연
  • 베트남 어린천사 눈물 닦아주세요
  • 베트남 어린이 린, 수술은 성공적 수천만원대 병원비 도움 절실
    고려대 병원측 2,000만원 선뜻 감면…"국적 뛰어넘는 사랑을 기다립니다"


    생후 5개월도 안 된 어리디 어린 딸이 가쁜 숨을 내쉴 때마다 아빠는 자신의 심장을 떼어주고 싶었다.

    심장수술을 받지 않으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곧 죽게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엄마는 낯선 타국에서 맞는 가혹한 운명이 서러워서 오열했다.

    레딩 뱃(32·가명)·윈 티투(29·여·가명)씨 부부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베트남 출신의 이주노동자다.

    남편은 1998년에, 아내는 1999년에 각각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체류 기간이 5년을 넘겼으니 법무부에서 규정하는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다른 이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레딩 뱃씨의 사연은 눈물겹다.

    자신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하는 베트남의 부모형제를 생각하며 안산과 의정부, 부산 등을 전전하며 하루 12시간 이상 힘든 공장 일을 해 왔다.

    그가 5년 넘도록 땀과 눈물로 모아 보내준 돈으로 동생 넷은 학교에 가고 결혼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이라는 낯선 곳이 익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한 2004년, 그는 자신의 나라에서 같은 꿈을 찾아 한국에 온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10원짜리 하나 함부로 쓰지 않는 알뜰함과 동료들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주는 아름다운 마음가짐에 반해 프로포즈를 했다.

    아내를 만나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듯했다. 월급이 1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액수는 얼마 안 되지만 베트남에 송금하고 남은 돈을 저축하기 시작하던 때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는 동료들로부터 시샘 섞인 부러움도 받았다. 마침내 지난해 12월25일에 딸 레냣 린이 태어났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딸이 세상의 모든 축복을 다 가져다 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린은 가끔씩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몸집이 작았다.

    지난 달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찾아간 병원에서 심실중격결손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다.

    방치하면 폐고혈합 등 합병증으로 백이면 백 모두 사망하는 선천성 심장기형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비를 포함해 모두 4,000여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문제였다.

    마음 놓고 병원에 가지 못하는 불법체류자라는 신분과 임신 중에도 공장에 다녀야만 했던 가난이 원망으로 다가왔다. 레딩 뱃이 4년 동안 다니던 PCB 생산공장이 경영사정이 악화해 문을 닫은 것도 이 때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레딩 뱃의 사연을 딱하게 여긴 고려대 안산병원의 의료사회사업팀과 소아과 등이 린을 살리겠다며 발벗고 나선 것이다.

    레딩 뱃씨 부부에게 한국을 기억에 남을 만한 나라로 만들어주기로 결심한 고대 안산병원은 의료팀과 사회사업팀으로 나눠 린의 치료비를 어떻게 해서든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소아과 등 의료팀은 진료비를 받지 않고 약값을 깎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비를 절반으로 줄였다. 남은 2,000만원은 난치병 환자 지원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사회사업팀과 한국아이닷컴이 인터넷 모금활동을 통해 모으기로 했다.

    마침내 린은 지난달 25일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다. 말똥말똥 큰 눈을 굴리며 젖병을 빠는 모습이 영락없는 천사다.

    담당의사는 "수술이 아주 잘 됐다"며 "곧 있으면 엄마 젖도 힘들이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딩 뱃씨는 "한국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의료사회사업팀 김윤섭씨는 "아무쪼록 레딩 뱃씨 부부가 한국을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곳으로 기억한 채 떠날 수 있도록 네티즌들이 정성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원금 계좌는 576-910002-96205(하나은행, 예금주: 고려대학교의료원 희망기금).


    ■ 성금 기탁자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일보, 고려대병원과 난치병 환자를 돕기 위한 의료비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성금 모금과 치료비 감면을 통해 고통받는 이웃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입니다.

    그동안 일곱 차례의 모금운동을 통해 '영아성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최민경양, '저산소성 뇌손상'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박지수양, 각각 뇌성마비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지은양 ·은총군 남매 등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했습니다. 고대병원은 진료비를 30% 감면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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