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빈 사연
  • 아가야~ 너의 웃음을 항상 지켜줄게...
  • 고려대 안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 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 되지 않은 칠삭둥이부터 1㎏이 겨우 될 듯 말 듯한 작고 여린 쌍둥이 형제 등 10여명의 갓난아이들이 길게는 여러 달째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태어났을 이 어린 천사들은 그러나 작은 몸이 더 왜소해 보일 정도로 여러 의료장비에 몸을 맡긴 채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가슴을 힘겹게 헐떡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38주 2일 만에 엄마의 뱃속에서 나온 김세빈(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군은 이런 갓난아이들과 함께 누워 있다.

    2.7㎏의 작은 몸으로 태어난 세빈이는 이 세상의 모든 새 생명이 그렇듯 가족들에겐 커다란 희망이었다.

    목청 높여 울음을 토해냈던 세빈이는 하지만 이미 큰 병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방실중격결손(atrioventricular septal defect)을 앓고 있는 세빈이는 태어나자마자 세균성패혈증이라는 병과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심장의 우심방과 좌심방 그리고 우심실과 좌심실의 경계를 이루는 벽이 온전치 못해 폐에 물이 차고, 심부전에 이른 힘겨운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빈이는 염색체 이상에 따른 유전성 질환인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으로 판명됐다.

    다운증후군은 지능저하 외에도 성장과정에서 면역력 저하, 백혈병, 조기치매 등이 올 수 있어 본인뿐만아니라 가족 모두 평생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

    세빈이 아버지 김창기(39)씨는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고, 이젠 눈물조차 나질 않는다.

    김씨는 "사흘 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면서 "정상아로 태어나도 먹고살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장애가 있는 몸으로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고 병원에서 처음 진단받던 날을 떠올렸다.

    김씨는 아내의 뱃속에서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한 때이지만 어리석은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아픈 아이를 위한다면 내가 이러면 안돼. 오히려 더 용기를 내야지…"라며 아내와 뱃속 아이에게 다짐했다.

    "아가야, 네가 비록 남들과 달리 자라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강하게만 잘 자라주렴. 엄마아빠는 널 평생 버리지 않을게. 부모로서 너의 웃음을 항상 지켜줄게…."

    요즘 세빈이네 가정형편은 세빈이가 앓고 있는 병만큼이나 고통스럽다.

    일용직 운전기사로 야간에 건축자재를 운반하고 있는 김씨의 하루 벌이는 수만원 정도. 그나마 최근에는 일을 나가는 날이 한달에 보름을 채우지 못한다.

    일 없는 날이면 그저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어 야간 대리운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지만, 집세가 밀린 지 벌써 몇달째다.

    게다가 세빈이 엄마를 만나기 전 헤어진 전처의 빚과 2000년 작은 사업체를 운영할 당시에 거래하던 회사의 부도로 생긴 부채때문에 신용불량자 상태다.

    세빈이 어머니 염향(30)씨는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남편과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소리없는 눈물로 이들에 대한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세빈이는 앞으로 약물치료 후 병세의 호전 여부를 좀더 살핀 뒤 조만간 '개심술(開心術)'을 받아야만 한다.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가슴을 열어 그보다 더 작은 심장에 직접 칼을 대야하는 큰 수술이다.

    이처럼 큰 수술을 감당하기엔 아이의 몸 상태가 아직 좋지 않지만 이르면 1∼2개월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해도 세빈이는 평생 혈액응고제를 복용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어머니가 신생아중환자실 밖 작은 의자에 앉아 뜬눈으로 아이의 곁을 지키고 있을 때, 아버지는 운전대를 잡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그리고 차창 밖으로 밝아오는 세상을 바라보며 아들의 건강한 미소를 그려본다.

    한국아이닷컴 이병욱 기자 wookle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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