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환 사연
  • "컵젤리에 쓰러진 내 아들아, 부디 살아만 있어다오"
  • 미니컵 젤리 먹다 기도 막혀서 뇌손상 청천벽력 약물·물리치료 계속 받아야 하지만 가정형편이…

    2007년 5월 25일 오전 10시. 김영임(여·40·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가슴이 저려온다.

    활달하고 섬세했던 둘째 아들 성환이에게 닥친 불행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김씨의 아들 이성환(5)군의 사고는 언론에도 보도됐다. 성환이는 컵 속에 든 젤리를 먹다 기도가 막혀 쓰러진 아이다.

    성환이는 이 사고로 무산소성 뇌손상을 입었다.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도착했을 땐 이미 호흡이 멈춘 지 5∼6분 정도 지난 상태였다.

    두달째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성환이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으나 팔다리가 모두 마비된 상태고, 스스로 체온조절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의식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뜨고 있는 양쪽 눈을 가끔 찡그리며 거친 숨을 내쉬지만 그마저도 의식에 의한 행동이 아닌 자율신경계의 반응일 뿐이다.

    성환이는 요즘 간병인 아주머니의 손에 맡겨져 있다.

    만삭의 몸으로 병실을 지켜주던 어머니 김씨는 지난 8일 성환이의 여동생을 낳아 산후조리 중에 있다. 자신도 병원에 누워 있는 몸이지만 김씨는 성환이와 성환이의 형 창환(11·초등 4년)이를 떠올리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창환이는 동생이 쓰러지던 날 현장에 함께 있었다.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에 쓰러진 동생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누구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을 창환이는 그날 사고 이후 말수가 크게 줄었고, 가끔 집에 혼자 있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하지만 배부른 몸으로 동생 간호에 힘든 어머니를 위로하는 의젓한 장남이다.

    김씨는 셋째를 임신하기 전까지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며 병들고 외로운 노인들의 딸 노릇을 하고 때론 손발이 되기도 했다.

    유통업체에서 계약직 판매사원으로 휴일없이 일하고 있는 남편(47)의 월수입으로는 네 식구의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 가계를 돕고,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평소의 생각에서 그 일을 선택했다.

    김씨는 "부모님과 시부모님이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어르신들 모시는 일을 하고 싶었다. 6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부모님들이 한꺼번에 생겨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셋째가 태어나면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또한 "우리 성환이 같은 사고를 당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겨나선 안된다. 처음에는 불량식품을 만든 업체가 너무 원망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하루빨리 성환이의 의식이 돌아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기에 원망보다는 기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성환이는 현재 뇌손상으로 인한 마비증상 외에 폐렴도 함께 앓고 있다.

    뻣뻣하게 굳어버린 팔 다리의 경직 상태도 심해 욕창으로 인한 감염위험뿐만 아니라 콩팥·간 기능 이상의 합병증도 크게 우려되는 상태다.

    의식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그동안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뇌기능과 신경기능 회복을 위해 앞으로 1년 간은 집중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또 의식이 깨어나더라도 최소 3년 간은 주 3회씩 물리치료, 신경발달치료, 작업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몸은 풀었지만 임신중독증으로 인한 고혈압때문에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는 김씨는 매일 아침 힘든 몸을 이끌고 두 손을 모은다.

    "사랑하는 우리 둘째, 제발 목숨만 부지해다오. 건강해지는 게 욕심이라면 부디 살아만 있어주면 안 되겠니? 웃는 너의 모습이 보고 싶다. 미안하다. 그리고 너무 사랑한다. 성환아, 엄마는 기적이 일어나 네가 당장이라도 일어나 앉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제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같이 기도할게…."

    한국아이닷컴 이병욱 기자 wookle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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