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한빈 사연
  • 열두살 아들 폐에 번진 암세포도 서러운데…
  • 길한빈군 어머니 "혼자 자식 넷 키우려니…"
    "아무리 힘들어도 내 손으로 키우고 싶어요"

    한빈이는 가끔 어색한 미소만을 보여주며 젖은 듯한 눈망울 뒤로 자신만의 외로움과 아픈 기억들을 감추고 있는 듯했다.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길한빈(12·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군. 지난 추석 때부터 시작된 길군의 병원생활은 어느새 한 달이 다 돼간다.

    그는 지난 15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갑성선 제거수술을 받았다. 수술로 악성종양을 제거했지만, 암세포가 폐로 전이된 상태다.

    갑상선암은 일명 '거북이 암'으로 불린다. 갑상선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한번 걸리면 빠르게 퍼지는 다른 암과 달리 진행속도가 무척 느린 게 특징이다.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를 일생동안 복용해야 한다.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했으므로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암덩어리를 모두 없애기 위해서는 아직 참고 견뎌야 할 시간이 남아있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암이란 병마와 싸우고 있는 길군에게는 두 가지 안 좋은 기억이 있다.

    하나는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난 1년 간 생활해 온 아동보호시설에서의 기억이다.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움이 아니라 '무서움'이다.

    팔삭둥이로 태어나 생후 5개월 때 이미 소장의 혹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던 그는 어려서부터 병약했다. 유독 약하고 작은 아이였던 그가 울면 아버지는 화를 내거나 몸에 손을 대기까지 했다. 어머니 김미영(32·가명)씨는 그래서 한빈이가 세 살이던 해 남편과 헤어졌다.

    이후 한빈이와 누나(14)는 어머니의 재혼과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듯했다. 새 아버지는 이들 남매를 친자식처럼 아껴주며 따뜻한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어렵게 찾아온 작은 행복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새아버지는 2005년 가족들을 버리고 떠났고, 그동안 다섯 살짜리 여동생과 두 살짜리 남동생까지 늘어난 한빈이네 다섯식구의 넉넉지 못했던 가정형편은 새아버지가 떠나면서 남겨 놓은 1,000만원 가량의 카드 빚 때문에 더욱 궁핍해져만 갔다.

    어머니의 두 차례 이혼은 그에게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거부감만 남겨줬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 우선 다섯 식구의 생계를 위해 일을 찾아야만 했다. 홀로 된 여자의 몸으로 식당일을 하며 네 명의 자식을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만 남겨둔 채 일을 나가야 했고, 결국 아이들을 위탁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현빈이네 3남매는 지난 1년 간 어머니와 따로 떨어져 안산에 있는 한 시설에서 생활했다. 일년 가량 밤낮으로 일해 작은 월셋방을 마련한 길군의 어머니는 지난 8월 아이들을 모두 데려왔지만, 길군의 몸에는 이미 병마가 침입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길군의 누나는 신우신염, 막내동생(4)은 천식을 앓고 있다.

    길군의 어머니 김씨는 "한빈이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아프지만 엄마랑 같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을 때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어릴 적 운동을 좋아하고 성격도 밝은 아이였는데 아버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주고 위탁시설에 보내 생활하게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죄스럽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후원금 계좌는 576-910002-96205(하나은행, 예금주: 고려대학교의료원 희망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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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이닷컴 이병욱 기자 wook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