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경 사연
  • "엄마, 슬퍼 마세요" 다섯 살 백혈병소녀에 의료진도 눈물
  • "말 잘 듣고 밥 잘 먹으면 낫는대요" 빡빡머리소녀 한나경양

    간호 위해 가족 생이별… 엄마 "완치가능성 높은데 형편이…"

    다섯 살 꼬마소녀 나경이는 빡빡머리다.

    지난해 가을 어느 날부터인가 그렇게 뛰어놀기 좋아하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누워 있으려만 하고, 해맑은 웃음도 잃은 채 작고 여린 몸을 자꾸만 움츠렸다.

    나경이 엄마 황은주(34·경기 안산 상록구 부곡동)씨는 당시 아이가 감기에 걸린 줄만 알았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아이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해가는 등 상태는 더욱 나빠졌고, 이상하게 배가 부은 듯 보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한나경(5)양은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혈액 및 골수 내 림프구 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배가 부은 것은 작은 몸속으로 들어온 병마로 인해 간과 비장이 부어오른 탓이다.

    지난 6개월동안 격리병실을 입퇴원한 것만 벌써 다섯 차례. 세 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를 끝내고, 현재 4차 항암치료가 진행중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과 우찬욱 교수는 "2∼5세에 발병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치료와 관리를 잘할 경우 예후가 좋아 생존 가능성이 높고 완치도 가능하다"며 "나경이의 경우 치료를 모두 마친후 먹는 항암제와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항암제를 2년간 투약하는 유지 요법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들도 참기 힘들다는 항암주사를 몇 차례 맞은 탓일까. 나경이는 주사바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앞으로 완치까지 몇 번이나 더 참고 견뎌야 할지 모를 고통이지만, 나경이와 가족들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오랜 병실 생활에 지친 나경이의 곁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둘도 없는 단짝같은 존재가 있다.

    이제 갓 백일이 지난 둘째 여동생 수연이. 언니 곁에서 수연이는 재롱을 떨며 지친 병실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부모들에게는 투병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새기게끔 해준다.

    의료진에 따르면 나경이는 활달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난 명랑소녀다. 나경이는 통증이 심해 어른들도 힘든 척수주사도 꿋꿋이 견뎌내며 오히려 "나 오늘 울지 않았어"라며 씩씩하게 말할 정도라고. 또 치료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가 혹시 울음을 터트리기라도 하면 "엄마, 슬퍼하면 낫지 않아"라며 도리어 어른스런 모습까지 보여줘 이런 나경이의 모습에 의료진은 감동마저 받고 있다.

    나경이의 이런 심리적인 강점은 치료 과정에서 긍정의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스로 아직 정확한 병명이나 상태를 인지하진 못하지만 나경이는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버섯이랑 미역국 잘 먹으면 빨리 집에 갈 수 있을 거야"라며 예전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즘 병실에서 나경이는 홈쇼핑 안내 책자나 광고지를 오려 모으는 게 일과가 됐다.

    광고지 속 과일이나 쵸콜릿, 과자 등을 오려두었다가 수시로 먹는 시늉을 내며 즐거워한다. 시늉만으로도 마냥 즐겁단다.

    나경이의 백혈병 발병은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생이별'을 가져왔다.

    어머니 황씨는 병간호 때문에 바로 밑 동생 우림(4)군을 충북 옥천의 이모집으로 내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 병원생활이 시작된 후 아이의 얼굴을 세 번밖에 보지 못했다. 아직 엄마 품을 파고들 나이지만 가족들과 떨어진 채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도 부모를 찾는 등 그리 많이 보채지 않는단다.

    그래서인지 이모와 이모부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우림이를 볼 때면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구나 하는 안심도 생기지만 한쪽 가슴이 메어진다.

    황씨는 "앞으로 2년간 치료후 나경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쯤 온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때를 위해 지금은 힘들지만 모든걸 참고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나경이가 완쾌해 퇴원하면 제일 먼저 예쁜 머리핀을 사주고 싶다. 지금은 한 올도 없는 머리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글: 한국아이닷컴 이병욱 기자 wooklee@hankooki.com 사진: 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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