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빈 사연
  • "엄마 안 아파 다행" 되레 위로… 암과 싸우며 훌쩍 큰 일곱살
  • '악성 림프종' 김현빈군, 어른도 참기 힘든 척수주사도 '척척'
    일기장엔 "아프지만 잘 참아 다행"… 치료비 부족 부모 눈물

    "고통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는 거죠?"

    환자복 차림에 머리를 박박 민 소년이 엄마에게 묻는다. 인생을 제법 살아낸 이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천연덕스레 뱉는 아이는 이제 겨우 일곱 살, 초등학교 1학년이다. 소년은 환하게 웃고 있지만, 엄마는 가슴이 미어진다. 마주 웃어주던 엄마는 그예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떨군다.

    고려대 안산병원 63병동의 '꼬마 독서왕' 김현빈군은 지난달 18일 혈액암의 일종인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이다. 현빈이는 어른도 고통을 참기 힘든 척수 주사를 이틀에 한 번씩 맞으면서도 웬만해선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

    며칠 전 주사를 맞을 땐, 대신 아파 주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엄마가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야. 엄마는 이렇게 큰데, 엄마가 아프면 내가 엄마를 부축해주지 못해서 슬플 것 같아."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땐, 현빈이도 충격이 컸다. 앞서 치료 받던 소아암 환자들이 너무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3주가 지나면서 아이는 몸은 여위어도 마음만은 훌쩍 컸지만, 고통은 여전히 크다. 일기장엔 암과 싸우는 일곱 살 소년의 짧은 투정이 담겨 있다. '약은 맛없다. 주사는 아프다. 그렇지만 건강을 위해서 먹어야 한다. 그래도 맛없다. 아프다.'

    현빈이에게 병마가 찾아든 것은 지난 7월 초. 건강했던 아이는 갑자기 어깨와 등이 아프다며 종일 칭얼거렸다. 어머니 김모(38)씨는 아주 어릴 적부터 책을 끼고 사는 현빈이가 오랜 시간 나쁜 자세로 책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자세를 고치라며 아이를 나무랐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 고통을 호소해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의사는 경미한 척추측만증이라고 진단하고 자세 교정 치료를 했다. 그러나 현빈이 상태는 갈수록 나빠졌다. 급기야 지난달 계단을 오르던 중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며 쓰러진 뒤 마비 증세까지 보여 응급실로 실려 갔다.

    정밀 검사 끝에 지난달 18일 상세불명의 B세포 림프종 진단이 내려졌다. 림프조직 세포들이 악성으로 전환돼 생기는 종양으로,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혈액암이다.

    주치의인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과 우찬욱 교수는 "현빈이는 현재 종양덩어리가 척수신경을 누르고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면서 "앞으로 1년간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항암제와 척수 주사를 투약하는 유지 요법을 시행하고,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골수이식을 병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쪽 같은 아이의 병상을 지켜야 하는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은 다 같겠지만, 김씨의 가슴은 더 갈갈이 찢긴다. 악성 종양이 아이의 몸을 갉아먹는데 까맣게 몰랐다는, 더구나 아이가 아픔을 호소하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세를 좀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다는 자책 탓이다.

    현빈이 아버지(39)는 2007년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른 뒤 일용직 음료 배달원으로 밤일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잠깐 병원에 들러 현빈이 상태를 살피며 고된 노동의 피로를 씻는다. 김씨는 남편의 짐을 나눠지기 위해 닥치는대로 부업을 해 살림에 보탰지만, 현빈이 때문에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병원에선 현빈이가 1년 이상 꾸준히 항암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희망적인 말에 잠시 안도하다가도 당장 수술비와 치료비를 마련할 걱정에 부부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부부는 현빈이가 꼬박꼬박 쓰는 일기장을 가끔 몰래 들여다 보며 울고 또 웃는다. '오늘 척수주사를 맞았다. 무척 아프다. 잠깐 지나면 괜찮지만 너무 아프다. 그래도 잘 참아서 다행이다.'

    김씨는 "현빈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모든 상황이 힘들지만 어떻게 해서든 현빈이의 건강을 꼭 찾아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글: 한국아이닷컴 윤태구 기자 ytk5731@hankooki.com 사진: 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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