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영 사연
  • "뭉텅이로 빠진 백혈병 딸의 머리칼… 가슴이 미어진다"
  • "림프구성 백혈병 투병 서민영양… 엄마 "우는 딸 보며 맘 아팠다"

    서양 "하루빨리 완치돼 우리학교 최초 여자 전교회장 꼭 될래요"

    열한 살 소녀 서민영 양은 2주 전 허리께까지 내려오던 긴 생머리를 빡빡 밀었다.

    학교(서울 화계초등학교)에서 전교 부회장을 지낼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고 평소 공부도 잘 하는 민영이는 지난 9월 들어 눈병과 함께 찾아 온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베이비시터 일을 하느라 평소 이웃집 갓난아기를 집에서 돌보고 있는 민영이 엄마 전금자(46·서울 강북구 송중동)씨는 때 마침 열을 동반하는 눈병이 유행이라는 뉴스에 민영이의 증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눈병은 나았지만 민영이는 몸이 덥고 열이 난다며 학교에만 다녀오면 축 쳐진 채 시름시름 앓았고 뒤이어 얼굴색과 손바닥이 새하얘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열이 38~39도를 오르내렸다.

    다급한 마음에 어머니는 민영이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를 찾았고, 피 검사와 소변 검사를 진행한 소아과 의사는 큰 병원에 가보라며 의뢰서를 써 줬다.

    결국 민영이는 지난달 1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 받고 응급 입원을 했다.

    병원은 하루라도 빨리 항암 치료를 시작하라고 했고 민영이는 입원한 지 사흘 만에 항암 치료에 돌입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다른 암에 비해 적은 병이지만 민영이는 유독 항암치료 부작용이 컸다. 항암치료를 시작한 첫 주 면역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폐렴 증상 및 급성 신부전증이 발병해 위급한 상황을 맞아 중환자실의 멸균실에서 일주일 가량을 지냈다.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음식을 먹으면 5분 안에 토하는 증상마저 며칠 동안 반복됐고, 처음 입원한 2주 동안 수혈만 65개를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멸균실에서의 치료 이후 항암 치료의 부작용은 줄었고 구토 증상 때문에 2주 가량 입에도 못 대던 일반 식사도 가능해졌다.

    희망샘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이 방문한 지난 2일 오전 민영이는 노란 모자부터 찾아 썼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갈 사춘기 소녀가 처음 보는 어른들에게 빡빡 민 맨 머리를 보이기는 싫었던 탓이다.

    어머니 전씨는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착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일이 우리 딸에게 벌어졌나 싶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던 민영이의 머리칼이 한줌씩 뭉텅이로 빠지는 걸 봐야 하는 심정은 말로 다 못한다"며 "민영이에게 처음 병명을 알린 뒤 민영이가 '엄마, 내가 왜 죽을 지도 모르는 병에 걸렸어?'라며 펑펑 울더라.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1차에서 7차까지 진행되는 항암 치료의 과정에서 1차 치료를 받고 있는 민영이는 향후 1년 이상의 장기 항암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재는 항암치료의 부작용도 줄고 민영이의 식욕도 돌아와 어머니 전씨도 한시름을 놓은 상태.

    주치의인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바우어 지그프리드 교수도 "백혈병 환자 중에서 민영이의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예후가 좋지는 않지만 골수이식이 요구되는 고위험군이 아니니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특히 민영이가 치료에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어서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 년 동안 지속될 항암치료를 계속하려면 억대의 치료비가 필요하지만 아버지의 여러 차례의 사업 실패로 민영이네는 거액의 부채를 안고 있다. 아버지 서정근씨가 튀김 장사를 하며 버는 돈으로는 민영이네 다섯 가족의 생활비를 대기에도 빠듯할 정도다. 느지막한 나이에 얻은 막내딸 민영이의 치료비 문제만 생각하면 어머니 전씨의 마음이 먹먹해 온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존재하지만 민영이의 치료를 위해 온 가족이 똘똘 뭉쳐 힘을 모으고 있는 만큼 민영이의 앞날은 희망적이다.

    아버지 서씨는 한 푼이라도 더 치료비에 보태기 위해 매일 자정이 넘을 무렵까지 튀김 트럭에 불을 밝힌다.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큰 언니는 민영이의 간병을 위해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와 고3 수험생인 남동생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고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 수능을 코앞에 둔 고3 수험생 오빠 준영이는 하나 뿐인 여동생을 위해 헌혈증 모으기에 없다.

    민영이는 퇴원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6학년으로 진급이 가능하도록 수업 일수를 채우는 일을 꼽았다.

    "지난 1학기 때 전교 부회장을 하면서 6학년 때는 꼭 우리 학교 최초의 여자 전교 회장이 되리라고 결심했거든요. 하루 빨리 완치돼서 수업도 받고 여자 회장도 꼭 될 거에요. 그리고 제 꿈인 애견미용사도 될 거예요."

    글=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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