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젤로 사연
  • 1.28kg으로 태어나 산전수전 다 겪었구나
  • '폐동맥 고혈압' 등 위험한 순간 딛고 막 희망 찾은 존 안젤로 라미레즈
    치료비만 2500만원… 생계도 힘든데 부모 불법체류로 정부지원 못받아


    지난 7월 28일 태어난 존 안젤로 라미레즈(1)는 어머니 뱃속에서 28주밖에 채우지 못한 채 미숙아로 세상과 처음 만났다.

    안젤로의 출산 예정일은 10월 초순이었지만 어머니 노니리(30)씨가 임신 6개월째인 지난 6월 말경 조기 양막 파열 증세를 보여 고대 안암병원에서 한 달간 입원한 상태로 양수 공급을 받으며 임신 상태를 유지해 7개월 4일 만에 태어났다.

    출생 당시 안젤로의 몸무게는 1.28kg으로 극소 저체중 출생아이다. 출생 직후 안젤로는 인큐베이터에서 한 달 반가량을 보내야 했다.

    극소미숙아로 태어난 만큼 미숙아들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증세들이 발생했다. 폐가 제대로 발달되지 못해 생긴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부터 폐동맥과 대동맥 사이가 출생 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린 상태가 지속되는 동맥관 개존증, 폐동맥내 압력이 계속 높게 지속돼 폐와 심장 쪽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심지어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폐동맥 고혈압 증상도 겪어야 했다. 대사성 산증과 폐 이형성증이 발생해 계면 활성제 투여 및 기계적 환기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2개월여의 치료를 받은 안젤로는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에서 갑자기 서혜부 탈장 증세가 발생했다.

    희망샘 취재진이 고려대학교 안암 병원을 찾은 지난 14일 안젤로는 서혜부 탈장과 관련된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며칠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보낸 상태였다.

    예정대로라면 안젤로는 이제 막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응애응애’하며 힘차게 울어 젖혔겠지만 3개월이나 일찍 태어난 바람에 여러 수술과 치료 등 산전수전을 너무 일찍 겪어 버렸다.

    고대 병원 의료진의 살뜰한 보살핌과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 속에 지낸 안젤로는 현재 체중이 3.15kg으로 보통의 신생아들 평균에 가까운 몸무게로 예후가 많이 좋아진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주치의인 고대 안암병원 조은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안젤로는 현재 미숙아가 거쳐야 할 대부분의 치료를 모두 거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최근 서혜부 탈장 수술도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예후는 좋지만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이 거칠 수 있는 후유증을 조심해야 한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치료를 거친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급성 합병증이나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뇌나 심장 신경 계통으로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에 퇴원 후에도 정기적인 치료를 받으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건강하게 출생한 아가들에 비해 폐렴에 더 심하게 걸릴 수 있고 미숙아 망막증 등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젤로를 낳은 후 산후조리는 커녕 집이 있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안암동에 위치한 고대 병원까지 이틀에 한 번 꼴로 병원을 방문해 대기실 쇼파에서 쪽잠을 자며 안젤로를 보살펴 온 어머니 노니리씨.

    노니리씨는 안젤로의 치료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아기를 낳자마자 내 손에 안아보지도 못하고 바로 응급실로 보내야 했다. 아기가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울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 호흡기에 주사바늘까지 끼운 상태로 누워 있는 안젤로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아팠다. 게다가 내가 손을 잡아 줄수도 없고 안아 줄 수도 없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아기가 아플 때 아기 대신 내가 아팠으면 하는 게 엄마의 심정이다. 한 번 병원에 오면 이틀을 보내고 가는데 면회 시간은 하루에 단 한 시간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어머니인 노니리씨와 아버지 레네씨는 가족의 생계 유지를 위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온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노니리씨는 필리핀에 있는 가족 부양을 위해 지난 2009년 예술공연단원으로 한국 공연단체에 취업해 입국을 했지만 월 120만원 임금 지급을 약속했던 계약과 달리 월 40만원의 월급이 지급되자 공연단에서 탈출해 공장을 전전하며 근무를 했다. 안젤로를 낳기 직전까지는 신발 공장에서 신발을 포장하던 일을 했다. 아버지 레네씨 역시 필리핀에서 이주한 노동자로 현재 가구 공장에서 근무 중이며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일반적으로 미숙아가 100일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보냈을 경우 발생하는 입원비만 3,000여만원이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은 750만원가량이 된다.

    현재 안젤로가 병원에서 치료 받는 동안 발생한 병원비는 2,500만 원가량이지만 안젤로 부모의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정부로부터는 일체의 지원도 받을 수 없다. 민간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과 교보다솜이에서 각각 500만원과 7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황이지만 안젤로 아버지 레네씨가 120만원씩 받는 월급으로는 가족들의 생계를 꾸리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태이다.

    이날 안젤로 부모님의 통역을 진행한 대한성공회 소속 남양주 외국인복지센터의 김태근씨는 "선진국에서는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무조건 국적을 인정해 주지만 국내에는 아직 그런 법이 없기에 이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길이 모두 막혀 있다. 우리나라 아이냐, 외국 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냥 도움이 필요한 아이라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를 보탰다.

    노니리씨는 "안젤로가 건강하게 퇴원하면 하루 종일 아기와 잠도 자고 옆에 뉘어 놓고 대화도 나누고 싶다. 현재 공장에서 제공한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생활 중인데 아기를 위해 집을 다시 잘 꾸며보고 싶다. 아빠는 담배도 끊겠다고 약속했다"며 안젤로와 하루 빨리 함께 지낼 꿈에 부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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